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2021)
본문 바로가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2021)

오랜만에 휴가를 나가서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요즘엔 영화를 봐도 다 넷플릭스로 보다 보니까 영화관을 잘 안 가게 되는데, 마침 휴가 나가는 시기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상영 중이어서 보게 됐다. 사실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가 되게 재밌다는 평이 많아서 보게 됐다. 그 전 편들도 다 봐야 더 재밌다길래 휴가 나가기 전에 스파이더맨 시리즈들 다 챙겨보고 나갔다. 보다 보니까 전에 본 영화들도 있고 안 본 영화들도 있었는데 나름 재밌게 봤다. 그러고 나서 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정말,, 너무 재밌었다. 전 시리즈들 챙겨보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

영화는 전 시리즈의 전 편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가짜 히어로인 미스테리오가 죽기 전 남긴 영상에 의해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또한 그는 스파이더맨이 살인 드론을 이용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며 전 세계에 스파이더맨이 악당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미스테리오가 악당인 것을 알 리가 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말을 믿는다. 신원까지 밝혀져버린 피터와 친구들은 법적으로는 무죄를 받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다.
그런 핍박을 버티면서 살아가는 피터와 친구들은 대입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다 같이 MIT에 가자고 약속하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스파이더맨과 그의 친구들을 받아줄 대학은 없다. 자신 때문에 친구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참지 못한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가 본인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모르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부탁을 들어주고 주문을 시전 하는 도중에 피터는 메이 숙모는 빼 달라, 엠제이는 빼 달라, 네드는 빼 달라 등 계속해서 말을 바꾸고 이 때문에 주문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다른 평행세계의 스파이더맨과 빌런들이 모두 이 세계로 넘어온 것이다.
피터가 이 세계로 넘어온 빌런들을 모두 잡아오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래의 세계로 보내려고 하는 순간, 피터는 그들을 다시 돌려보내면 운명대로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닥터 스트레인지를 막는다. 돌려보내면 죽는다는 것을 다 알면서 이대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 빌런들을 모두 치료해서 돌려보내도 죽지 않게 만들어서 돌려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빌런들은 탈출하고, 탈출한 빌런들에 의해 메이 숙모가 죽게 된다. 좌절한 피터(톰 홀랜드)를 같은 아픔을 겪었던 다른 세계의 스파이더맨들(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가 위로하고 함께 힘을 합쳐 빌런들을 치료해낸다. 그리고 더 이상 빌런들이 이 세계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피터는 모두에게서 잊히는 것을 택한다. 이제 세상 누구도 피터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엠제이와 네드마저 말이다. 그렇게 모두에게 잊힌 채로 다시 사람들을 구하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난다.

 


 

현실적인 전개

영화 초반의 전개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피터는 스타크가 남긴 살인 드론 체제인 이디스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는다. 물론 진실을 알고 있는 우리에게는 화가 나는 전개이긴 하지만 이런 일이 우리의 현실에서 벌어졌다고 생각하면 지극히 현실적이다. 군대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무기를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제재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히어로라고 해서 싸우고 이기면 다인 것이 아니라, 현실의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보여서 좋았다. 비록 피터는 세계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행동한 것이지만, 현실은 그런 동기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니까 말이다.
또한 피터와 친구들이 대학 입시에서 떨어지는 것도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이해가 가는 내용이었다. 엠제이와 네드까지 떨어지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전국에 알려질 만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피터가 대학에 떨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처음에는 상황 때문에 떨어지지만 이후에 다시 기회를 얻어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된 전개가 좋았다.

 


 

제2의 기회, 세컨드 찬스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주제는 제2의 기회, 세컨드 찬스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등장한 다양한 빌런들은 모두 나쁜 일을 저질렀음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대부분 본인의 의지로 그랬다기보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거나, 불의의 사고로 인해 빌런이 된 경우가 많다. 피터도 그걸 알기에 빌런들을 치료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닥터 오토퍼스는 피터에 의해 치료되어 피터를 돕게 된다.
나도 처음 영화를 보면서는 본래 운명대로 빌런들을 보내주는 것을 막는 피터가 답답했다. 당장 죽이자는 것도 아니고, 원래 본인들이 있던 곳으로 보내주는 건데 왜 그걸 막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기계 팔에 의해 뇌를 지배당하고 있던 닥터 옥토퍼스가 피터에 의해 치유되어 그를 돕는 것을 보고 비로소 왜 피터가 그렇게 행동했는 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굉장히 스파이더맨스럽다고 생각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디테일들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 그리고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모인다는 사실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사람들의 기대, 그 이상으로 보답했다고 생각한다.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사람들, 다른 시리즈를 챙겨봤던 사람들이라면 보였을 디테일들이 많았다. 하나하나 언급하자면 정말 많지만 대표적으로 몇 가지 이야기해보겠다.
먼저, 각 시리즈마다의 다른 요소들이 재미있게 표현되는 것이 재밌었다.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손목에서 거미줄을 쏘지만 나머지 둘은 웹 슈터를 통해 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장면,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이 절친에게 배신당했고 절친이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네드가 놀라는 장면 등이 있었다.
다들 공감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그웬을 잃은 앤드류 가필드가 비슷한 상황에서 엠제이를 구해내고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었다. 톰 홀랜드가 먼저 엠제이를 구하려 뛰어내리지만 빌런에 의해 방해당하고 이렇게 떨어지나 했는데 그 순간 뛰어내린 앤드류 가필드가 엠제이를 구하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그웬을 구해내지 못하고 우는 앤드류 가필드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벤 삼촌이 죽기 전에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을 해주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메이 숙모가 죽기 전에 그 대사를 한다. 그 말을 항상 스파이더맨을 각성시키는 대사인데, 이번 영화에서도 같은 역할을 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장면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이 장면이 떠올라서 넣었다.

 


 

리뷰를 마치며

영화를 보고 2달이 넘게 지나서야 리뷰를 쓰게 됐다. 솔직히 쓸 시간은 많았는데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됐다. 그래도 쓰다 보니까 영화를 본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영화는 용산 IMAX관에서 봤는데, 전 날 예매하려고 하니까 자리가 앞 쪽밖에 없어서 그 큰 스크린을 3열에서 봤다...ㅋㅋ 그래도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마지막으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명대사를 남기며 리뷰를 마친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주얼 서스펙트 (1996)  (0) 2022.04.03
셔터 아일랜드 (2010)  (0) 2022.03.19
캐롤 (2015)  (0) 2021.12.25
플로리다 프로젝트 (2017)  (0) 2021.12.21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0) 2021.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