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복귀 전부터 휴가 복귀하고 격리하는 기간에는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복귀하면서 무슨 영화를 볼까 하다가 같은 감독 영화를 여러 편 보는 것도 재밌겠다 싶어서 마틴 스코세지 감독의 영화를 쭉 보기로 했다. 워낙 유명한 감독이지만 이 감독의 작품을 본 적은 없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틴 스코세지 감독의 영화를 찾아보던 중 생각지 못하게 내가 봤던 영화를 보게 됐다. 그게 바로 셔터 아일랜드였다. 당시에도 굉장히 재밌게 봤는데 정작 감독이 누군지는 모르고 봤던 것 같다.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이 참에 한 번 더 보자라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됐다. 두 번 봐도 재밌는 영화였고 두 번째 볼 때는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줄거리
셔터 아일랜드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중범죄자들이 수감되어있는 감옥섬이다. 탈출이 불가능한 이 섬에서, 레이첼 솔란도라는 한 여성 수감자가 실종된다.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두 연방수사관 테디 대니얼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척 아울(마크 러팔로)이 셔터 아일랜드에 방문한다. 테디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데, 하나는 2차 대전 당시에 독일군 포로를 처형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내가 방화범 앤드루 레이디스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테디는 앤드루 레이디스가 이 섬에 수감되어있다는 정보를 듣고 그를 찾을 겸 수사에 자원한다.
수사를 진행하던 중, 실종된 레이첼이 멀쩡히 돌아온다. 테디는 레이첼의 실종 사건이 조작되었음을 확신하고, 이 섬이 정치적으로 위험한 인물들을 정신병자로 몰아 데려와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전두엽 절제술을 시술해 처리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자신 또한 그런 음모에 의해 여기 오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계속해서 섬을 조사하던 중, 테디는 전직 의사인 진짜 레이첼을 만나 등대에서 시행되는 뇌엽절리술에 대해 알게 된다. 마침내 테디는 등대 맨 위 층에서 연구소장 존 코리를 만나 충격적인 진실을 듣게 된다.
사실 테디가 찾고 있던 방화범 앤드루 레이디스는 테디 자신이었던 것이다. 앤드루는 아내 돌로리스 샤낼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정신분열증이 와서 셔터 아일랜드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수감자였던 것이다. 앤드루의 아내는 오랫동안 정신 이상 증세를 호소했지만 앤드루는 이를 방치했고, 아내는 결국 앤드루가 집을 비운 동안 자신의 아이 3명을 호수에 익사시키기에 이른다. 집에 돌아온 앤드루는 죽은 아이 세명을 보고 큰 충격을 받게 되고, 자신을 해방시켜달라는 아내 돌로리스를 권총으로 살해하게 된다.
앤드루가 테디로서 섬에서 겪은 모든 일들은 자신이 겪은 참혹한 일들을 받아들이지 못한 앤드루가 만들어낸 환상이었고, 섬의 다른 사람들은 그에 맞춰 연극을 해준 것이었다. 소장인 존 코리는 당시 만연하게 시행되던 뇌엽절리술을 반대하며 지속적인 약물처방과 상담으로 환자들을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앤드루가 계속해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자, 마지막 수단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통해 앤드루가 현실을 자각하도록 한 것이다. 수사관 파트너였던 척 역시 앤드루의 주치의 시한 박사이며, 앤드루의 치료를 위해 연극에 참여한 것이었다.
결국 앤드루는 자신이 연방수사관 테디 데니얼스가 아닌 아내를 살해한 죄로 수감된 앤드루 레이디스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내 다시 현실을 잊고 테디 대니얼스로 돌아간 듯한 이야기를 시한 박사에게 하고, 치료는 실패한 것으로 판단되어 앤드루가 뇌엽절리술을 받으러 가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첫 번째 감상과 두 번째 감상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반전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고, 심지어는 테디는 연방 수사관이 맞지만 결국 코리 소장에게 세뇌당해서 처리되는 결말이라는 생각도 했다. 이런저런 리뷰들을 찾아보고 나서야 앤드루가 환자가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가 의도한 것 이상으로 테디에게 이입해서 영화를 본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두 번째 이 영화를 볼 때는 반전과 결과를 모두 알고 있다 보니, 테디의 입장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영화를 보게 됐다. 그러다 보니 처음 영화를 볼 때는 보이지 않았던 요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화는 처음부터 모든 게 연극이라는 힌트를 주고 있었다. 테디가 레이첼의 평소 행실과 실종 전날의 행적에 대해서 조사할 때, 직원들은 테디를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처음에는 모두가 공범이어서 그런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결말을 알고 보니 연극에 참여하는 직원들이 착각에 빠져 사는 테디를 비웃는 것으로 보였다. 이 외에도 모두 연극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많이 있었다.

결말에 대하여
앤드루는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테디로 돌아간 듯한 행동을 하며 결국 뇌엽절리술을 받으러 간다. 앤드루는 정말 다시 테디로 돌아간 것일까? 아니다. 그는 스스로 뇌엽절리술을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돌아온 기억들이 너무 고통스러워 모든 사실을 잊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고, 자신이 전에도 여러 번 치료되었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주변 사람들을 해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는 마지막에 시한 박사에게 "괴물로 살 것인가, 선량한 사람으로 죽을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긴다. 이는 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리뷰를 마치며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손에 꼽는 재밌는 영화였다.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개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놓쳤던 장면들을 보는 재미가 있어 좋았다.
앤드루의 마지막 대사를 내 나름대로 해석해보자면, 그가 말한 괴물은 무고한 독일군 포로를 처형하고 아내를 살해한 앤드루 레이디스이고 선량한 사람은 셔터 아일랜드의 수상한 음모를 수사하기 위해 온 연방수사관 테디 대니얼스일 것이다. 앤드루로서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 정신 질환을 가진 상태로 계속 사는 것을 선택할 것인지, 테디 대니얼스로서 뇌엽절리술을 받아 사실상 죽음을 선택할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후자를 택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전에 일시적으로 치료되었을 때도 이런 고민을 계속해왔었고,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영화를 많이 봤는데, 레오는 정말 미친 배우다. 잘생긴 것도 잘생긴 건데 연기를 진짜 잘한다. 마틴 스코세이지와 디카프리오, 크리스토퍼 놀란과 디카프리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이다.
마지막으로 앤드루의 마지막 대사를 남기며 리뷰를 마치겠다.
This place makes me wonder, which would be worse,
to live as a monster or to die as a good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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